아직도 날씨가 추운감이 있어 자승 큰스님과 은정재단 가족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요즘입니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인사가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은정재단의 소중한 나눔으로 오늘도 꿈을 꾸고 있는 김나영이라고 합니다^^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아보기 어려운 요즘, 제가 손수 쓰는 편지도 정말 오랜만인지라 조금 어색한 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늦게라도 자승 큰스님과 은정재단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이렇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전에 저에 대해 조금 더 소개드리자면, 저는 비가 내리던 작년 11월 29일 제8회 은정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장학금을 수혜한 학생입니다. 학기 초에 장학금 신청을 해 놓았지만, 학기 중반이 지나도 오지 않는 열락에 기대하지 않고 있었던 저에게 은정재단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기분 좋은 전화였습니다.

은정재단에서 베풀어준 나눔으로 저는 이번 학기 3학년에 진학하여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성적장학금과 은정장학금으로 이번 학기에는 망설임없이 다음 학기 등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생이 2명인 저희집은 학비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어려웠습니다. 학교 성적 장학금을 받게 되더라도 나머지 부분을 부담하는 것 역시 힘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서는 은정장학금이 더욱 기쁜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제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너무 죄송합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는 왜 이렇게 인색하게 굴었는지 몇 달이 지나서야 편지를 쓰고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원래 무엇이든 생각만으로는 크게 느껴질지 몰라도 이렇게 실천해보면 조금의 관심으로 가능한 일인 것을... 뭐든지 처음이 힘들지만 그 다음은 몸에 익고 마음에도 익혀지면서 하루 생활처럼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는 자주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무 것도 준비된 것 없고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과 앞으로의 계획만 가지고 있었던 저를 장학생으로 선발해주셨기에 더욱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남들보다 느린 발걸음이 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런 마음이 있기에 오늘도 힘들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넉넉할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부족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아직 어리고 현명하지 못한 학생이기에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전에 아무 걱정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을 때는 공부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도, 꿈이 무엇인지도 생각 못 하고 눈 앞의 즐거움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보지 않았을 때는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도, 몸이 아프신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늘 고생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도 느끼지 못했었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남는 후회는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아는 만큼 지금 이 시간도 나중에는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때라는 것을 잊지 않고자 합니다. 넉넉하지 않기에 남보다 더 신경쓰고 불편하게 공부를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에야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제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즐거움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면서 준 사회생활이지만 사회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가족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그리운지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매일을 감사히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며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의 이 순간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후회로 남지 않게 100의 마음을 다하여 살아가고, 감정표현에 익숙지 못한 저이지만 부모님께 대한 감사와 사랑을 조금 더 표현하면서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22살이지만 실패보다 더 두려운 건 꿈이라는 무언가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누군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더욱 강한 마음이 드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장학생이 된 이후에 항상 관심어린 시선을 가지고 저를 바라봐주는 은정재단 가족들에게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장학금을 받은지 시간이 오래 흘렀다면 흐른 지금도 전화로 연락도 해주시고 가끔 소식지를 통해 이런저런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장학증서 수여식 때는 그저 쭈뼛거리며 서 있기만 했었던 지라 스님들의 얼굴도, 그리고 다른 은정 가족들의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편지를 쓰다보니 직접 만나서 인사도 드리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져서 인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큰 스님과 은정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전화하셨을 때 장학금액이 많지 않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하셨는데 금액과는 상관없이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장학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보다 더 큰 금액보다 훨씬 가치있는 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은정재단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지원해주셨는지 알기에 장학금이 아주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남들과 나누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장학금액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다보니 감사의 글보다도 제 다짐의 길에 대한 글이 주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 두서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앞으로 더 바빠지면서 자주 연락을 드리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식을 전하지 못하더라도 늘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운 겨울에서 보다 따뜻한 봄으로 넘어가는 즈음이 긴장도 풀리며 건강이 안 좋아질 수 있는 시기인데 다음에 연락드릴 때까지 자승 큰스님과 은정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에게 최소한 한 번의 힘든 일은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뜻을 확고히하고 당당하게 맞선다면 무난하게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에게는 자신의 뜻이 100% 다 전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이 흔들리지 않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또 한 발짝 나아가고 또 한 뼘만큼 커지면 되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