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 범종을 울려라'의 최후 1인으로 선정된 안현준군과 청룡사 주지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은?”
“붐비니 동산”
“부처님이 설하신 260자의 가장 짧은 경전은?
“바냐심경”

11일 오후2시. 서울 동국대학교 체육관에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초등학생 300여 명이 빼곡히 앉아 퀴즈를 풀고 있다. 속출하는 오답에 장내에는 폭소가 터진다.

이날 진행된 ‘도전! 범종을 울려라’는 제2회 전국 청소년 교리경시대회의 일환으로, 지난해 와 달리 올해부터 초등부는 퀴즈 형태로 본선을 치렀다. 본선에서는 예선을 통과한 341명이 50문제의 퀴즈를 풀며 최후의 1인을 가리게 된다.

관중석을 채운 소속 사찰의 스님과 지도교사, 학부모들은 ‘엄친딸 정재은’ ‘재선 민우 부산 홍법사’ 같은 응원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한 문제 한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아이들의 표정이 갈렸다. 정답을 쓴 학생은 환호를, 틀린 학생은 탄성을 질렀다. 12번째 문제에서 떨어졌다는 한 학생은 연신 아쉬움에 발을 굴렀다. “문제는 쉬웠는데요, 생각하느라 답을 적을 시간이 부족했어요. 근데 패자부활전은 언제 해요?”

문제가 진행될수록 탈락자들이 늘어났지만 20여 문제를 푸는 동안 1학년과 2학년 학생이 예닐곱 명씩 남았다. 이들에게는 작은 선물이 주어지기도 했다.

한 시간 가량 지났을 무렵, 비보이들의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곧이어 패자부활전이 시작됐다. “아는 문제인데 떨어졌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씩씩하게 문제를 풀었다. “퀴즈 대신 댄스로 승부를 걸겠다”며 멋진 춤을 선보인 학생들까지 포함해 40여 명의 학생들이 다시 본선에 합류했고 총 60여 명이 도전을 이어갔다.

당초 한 시간 정도 예상했던 퀴즈는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지칠 법도 하건만 문제가 나올 때 마다 또박또박 답을 적어나갔다. 오후4시경, 화계사 어린이회 임예린(신학초교 6)양과 길상사 어린이회 박준영(동운초교 5)군, 청룡사 어린이법회 안현준(명신초교 3)군이 최후의 3인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10문제 가까이를 풀고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다, 마지막 50번 문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결가부좌를 묻는 질문에 예린양은 ‘가부좌’, 준영군은 ‘양가부좌’, 현준군은 ‘결가부좌’를 각각 적었다.

최후의 3인 중 가장 어린 나이에도 최후의 1인으로 선정된 현준군은 “키워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퀴즈대회는 참가 학생들과 학부모, 사찰 모두 ‘재미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참가대상이 1~6학년 학생 전체를 아우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불리했다는 것, 문제 난이도를 조절하지 못해 후반부에 다소 지루해졌다는 점은 아쉬웠다. 또한 예상문제가 거의 그대로 출제돼 학생 대부분이 문제를 다 듣기도 전에 답을 적을 수 있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편, 이날 전국 8개 고사장에서 치러진 중고등부 경시대회에는 1,876명이 응시해 71.11%의 응시율을 보였다. 

▲ 최후의 3인이 문제를 풀고 있다.

▲ 관중석에는 사찰과 학교에서 온 응원단으로 가득했다.

▲ 마지막 문제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임예린양.

▲ 신중하게 마지막 문제의 답을 쓰고 있는 안현준군.

▲ 최후의 3인으로 남아 문제를 푸는 박준영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