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립학교 더 생기는 포교효과 거둘것”

- 좌담/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

청소년 포교는 미래불교에 대한 투자다. 청소년들에게 불교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9월12일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 개최하는 ‘제1회 전국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를 앞두고 지난 17일 공동주관하는 불교신문사에서 불교종립학교 교직자들이 모였다. 토론자로 나선 오택원 동국대부속고등학교장, 김한기 은석초등학교장, 김형중 동국대부속여자중학교 교법사는 “교리경시대회는 종립학교 한 곳이 생기는 것과 같은 포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는 본지 논설위원인 김형중 교법사가 겸했다.

  

지난 17일 불교신문사에서 모인 좌담 참가자들은 ‘제1회 전국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와 청소년 포교 전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 교계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전국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는 청소년포교에 대한 새로운 방법 모색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일선에 계시는 분들로서 이번 대회의 의미를 말씀해 준다면.

오택원: 이번 대회를 처음 접하고 매우 뜻 깊고 참신한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불교교육 완성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본다. 만시지탄이지만 불교교육연합회 등의 단체에서도 진작 이런 행사를 기획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불자들이 불자임을 새로이 인식하고, 형식적인 불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불자임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한기: 불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큰 판을 벌였다고 본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기회가 흔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찬불가, 그리기 글짓기 대회 등은 있었지만 전국적인 규모는 없었다. 어린이들은 흥미를 느끼면 관심을 가지게 마련인데, 이번 경시대회는 교리공부는 물론 평소 신행도 함께 겸비한 어린이불자들로 자라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형중: 30년간 교단에서 불교교리를 지도해 오면서 ‘과연 교리를 배워서 인생관 가치관을 정립하는데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나’라는 의문을 항상 품어왔다. 대회를 빌어 교리공부를 통해서도 실질적으로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5년전 대원정사에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교리대회가 열렸었지만, 아쉽게도 단 1회로 끝나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전국적 규모라는 측면에서 더 업그레이드 된 만큼 지속적으로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택원 동국대부속고 교장

  

“불교교리 공부 통해 마음 자각의 계기로”

   

- 대회 수상자는 동국대 등 대학입학 시 가산점 부여라는 획기적인 대회 요강이 발표됐다. 경시대회가 홍보된 후 학생들과 학부모 등 주위의 반응과 학교에서 대회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오택원: 물론 입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된 고등학생의 경우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불자 학부모와 학생들의 경우 불교교육의 요람인 동국대학교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현실에서 가산점 부여라는 혜택은 소홀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대학 입학 특전만을 위해서 머리로만 이해하고 활용하는 불자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깨닫는 학생이 늘어났으면 한다.

김형중: 고등학생들의 경우 직접적인 혜택이 있으나 중학생이나 초등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차분히 실력을 쌓을 수 있고 도전의 기회도 많다는 잇점이 있다. 학생들이 가산점이 부여된다는 점에 관심이 많고, 문의도 많이 한다. 동대부속여중에서는 방학 때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법당에 모여서 특강을 해 오고 있다. 또 동대부속고는 물론 각 지방의 종립학교나 사찰에서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한기: 초등학생의 경우 처음에는 관심이 없을 줄 알았으나 홈페이지에 대회 소식을 올리니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특히 대학교 입학 시 가산점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경시대회 관련 도서 20권을 비치해 놓기도 했다. 학생들의 열기 때문에 앞으로 시험출제 예상문제 500문제를 추려 집중적으로 공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택원: 교리공부에 대한 열기로 불교 사교육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겠다.(웃음)


김한기 은석초등학교 교장 

   

“점수나 순위 보다 포교 위한 것 돼야”

 

- 이번 대회를 통해 종교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현재 종교교육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오택원: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종교교육에 대한 평가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식선택과목으로 선정되지 않으면 평가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평가에 대한 보완책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곧 종교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무교이거나 타종교를 가진 청소년들이 청소년불자의 숫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청소년 불교교육이 곧 청소년 포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한기: 은석초등학교의 경우 약 45% 정도의 불교신자들이 있다. 매주 한번 어린이법회를 열고 있지만, 사실 시간을 책정하기 힘들다. 또 정식 교법사를 두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교교육에 있어서도 불교교리.경전, 문화재, 다도.다례 등 불교적인 요소를 발췌해 지도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가령 기독교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도덕 교과와 성경 교과를 접목시켜 지도하기도 한다.

김형중: 중학교의 경우 주1회 종교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언젠가 수학능력시험문제를 분석해 보니 육조혜능스님, 신수스님의 오도송이 국민윤리 수능시험에 출제된 것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국사시험 등에서도 자주 출제되는 경향을 보인다. 교법사들이 수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각 교과서에서 종교관련 내용을 발췌해서 종교교육 시간에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또 교재개발의 경우 중.고등학교에서는 교법사단에서 교사용 지도서를 만들어, 창의력 재량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김형중 동국대부속여중 교법사

   

“참가 대상자 확대 대회 권위 높여야”

- 이번 대회에서는 교리실력을 겨루는 것은 물론 평소 신행활동에 대한 특별상도 부여된다. 신행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안을 제시해 준다면.

김형중: 입학사정관제도 하에서도 봉사활동은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될 만큼 공부 못지 않게 다양한 활동을 현행 입시제도에서 요구하고 있다.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대한불교청소년연합회 등의 단체에서 신행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 사찰에서도 불교의 장점을 살린 프로그램을 제공해 불자 청소년들이 아니더라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야 한다.

김한기: 교리도 중요하지만 신행생활이 뒷받침되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를 위해서는 열린 사찰이 되어 어린이.청소년들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가령 한 사찰이 아니라 각 사찰 비교하는 ‘프로젝트 체험학습’ 등 체험 위주의 학습을 늘려야 한다. 템플스테이, 다도교육 등을 위한 수련시설도 어린이.청소년들을 위주로 개선되어야 한다.

오택원: 우리문화의 기틀이 불교이고, 글로벌 시대에서 당연히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 나서는 것이라면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나 문화재지킴이 활동 등은 개인의 신행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더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활동영역을 선택해 본인의 가능성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 올해 첫 경시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지속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은.

김한기: 대회가 단지 점수나 1등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인 ‘포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종립학교 뿐 아니라 청소년 불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오택원: 청소년불자들에게는 불교교리를 공부하면서 불자로서의 마음가짐과 역할에 대해 새롭게 자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가 일회성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종립학교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참석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리라 본다. 2회 대회부터는 전국 청소년 불자들이 더 많이 참석했으면 한다.

김형중 : 일반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야 일반 상위권 대학입학시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으며, 그만큼 상의 권위도 높아진다. 더 나아가 대학생, 일반인들도 참여를 확대해서 장학금 지급, 외국유학 등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 2회 대회 전에 학교별로 예상문제 500문제를 모아서 예상문제 1000문제집을 발간해 대회를 연다면 종립학교 학생들보다 교리 공부의 기회가 적은 일반학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좋겠다.



- 끝으로 청소년 포교의 지향점에 대해 한 말씀한다면.

오택원: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불교종립학교를 졸업하면 바른 인성을 소유하고, 참된 실력을 갖춘 학생이 된다는 말을 듣게끔 하는 것이다.

김한기: 포교는 즐거움 속에서 찾아야 한다. 생활 속에서 찾아야 한다. 학교의 경쟁력이 포교의 기본이라고 본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낼 때 포교도 된다.

김형중: 청소년들은 초.중.고교를 거치며 신행활동을 하고 있지만,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으로 진출하면서 불교신자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드물다. 즉, 불교신행에는 인과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신행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종단 안팎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정리=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552호/ 8월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