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범종을 울려라~!”

여름의 끝을 알리는 8월 마지막 주말 오후, 동국대 서울캠퍼스에는 청소년과 어린이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조계종 포교원(포교원장 선업 스님)과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사장 성월 스님)이 공동 주최한 ‘제16회 나란다축제’가 8월 31일 동국대 일원에서 열렸기 때문. 그중 백미라 할 수 있는 불교 골든벨, 초등부 ‘도전! 범종을 울려라’가 팔정도 광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졌다. 

2000여 명에 달하는 치열했던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218명의 어린이는 부모님, 소속 사찰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문제를 풀었다. 문제는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을 묻는 쉬운 질문부터 육바라밀 중 계를 받아 지키는 ‘지계바라밀’까지 다양했다. 

문제를 푸는 모습 역시 제각각이었다. 듣자마자 자신 있게 정답을 자신 있게 쓰는 아이가 있는 반면, 간신히 답을 적고 간절히 기도하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불교의 우주관을 나타내는 ‘만다라’를 묻는 질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탈락, 총 9명의 어린이가 결승에 진출했다. 

범종을 울릴 어린이를 찾기 위해 사회자는 추가로 10문제를 출제하고 점수를 매기기 시작했다. “불교기 색깔 중 부서지지 않는 ‘금강’을 상징하는 색깔은 무엇일까요?”, “부처님의 사리나 경전을 안에 모신 구조물을 뭐라고 할까요?” 등 ‘자비’ 없는 문제들이 쏟아졌다.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대상의 영예는 구룡사 어린이법회 소속 이우빈 군이 안았다. 대상 수상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200만원을 받게 된다. 이우빈 군은 “작년에는 입상에 그쳐 아쉬웠는데, 이번에 대상을 타게 되어 행복하다”며 “나란다 축제를 준비하며 얻은 불교 지식을 실천하는 불자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아이”라고 이우빈 군을 소개한 구룡사 어린이법회 지도법사 도진 스님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스님은 “어린이 법회를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했다. 1부에는 법회를, 2부는 교리 교육 시간을 포함해 여러 어린이 친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란다 축제 기획에 직접 참여한 ‘학생기획위원단’이 운영하는 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불교립톡’, ‘반짝반짝 염주’ 만들기 등 학생들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노윤아 학생위원(동대부여중 3)은 “100명도 안 올 줄 알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와줬다. 벌써 재료 소진 위기”라며 “부스 운영은 이번이 처음인데 즐거운 경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월선원 안거체험’이 지난해에 이어 8월 30일 정각원에서 진행됐다. 상월선원 안거체험은 상월결사 정신을 잇고 불교 수행 제도인 안거를 체험하기 위해 기획, 제15회 나란다 축제부터 시행되고 있다. 영석고 11명 동대부고 8명 총 19명의 고등학생들은 정각원 뒤편에 마련된 야외 천막에서 수행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되돌아봤다. 또 특별 다큐 ‘서릿달 동안거’를 시청하며 상월결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두 번째 안거체험에 동참한 박도현 학생(동대부고 3)은 “아홉 스님의 천막 수행 이야기를 감명 깊게 듣고 안거에 참여하게 됐다”며 “수능이 곧 다가오는데 수행으로 초심을 되찾아 수험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제16회 나란다 축제는 이 외에도 △불교교리경시대회 △상월결사 순례체험 △K-댄스 경연대회 △국악경연대회 △어울림마당 △진학·진로 엑스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김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