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다양한 불보살님들이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중생을 이롭게 한다. 아미타 부처님은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고,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며, 약사여래 부처님은 병든 이들의 아픔을 치유한다. 이처럼 불교의 여러 불보살님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전체적인 조화와 평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8월 31일, 동국대에서 열린 나란다 축제에서 동대부여고 불교동아리 학생들은 학생기획위원단으로 참여했다. 왁스 실로 매듭을 엮어 팔찌를 만드는 ‘극락팔찌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다.  각자 준비한 역할에 맞게 일사불란하게 부스가 돌아갔다. 학생들은 능숙하게 방문객을 맞이하고 체험을 도왔다. 

물론 학생들이 처음부터 능숙했던 것은 아니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매듭짓기를 어려워하고, 부스 운영이 처음이라 막막해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에 긴장하는 등 축제 전 학생들의 얼굴에는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점차 안정감을 찾았다. 매듭짓기를 어려워했던 학생은 방과 후 교실에 남아 연습했고, 누구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팔찌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긴장과 부담으로 불안해하던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부스체험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자신감을 얻고 활발히 소통했다. 결국 부스는 큰 호응을 얻었고, 많은 사람에게 ‘극락 팔찌’를 만들어주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덕분에 부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내가 도와주거나 해결책을 제공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 노력하고 협력한 결과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 역할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경험은 불교가 우리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모든 불보살님이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때, 우주가 조화롭고 평화롭게 운행되듯, 불교동아리 학생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기에 축제 부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우리 역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모두 함께 빛날 수 있다. 삶의 각 역할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작은 역할이라 할지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작은 주춧돌 하나가 거대한 건물을 지탱한다. 우리의 작은 역할도 세상을 지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즉, 우리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할 때, 그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 된다.

특히 청소년 시기는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과 혼란을 겪는다. 많은 청소년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빛나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우리는 모두 부처님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는 존재이다.
 

나란다 축제는 단순한 경험을 넘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주었다. 이번 축제를 통해 학생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체험하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길 바란다. 이러한 경험은 축제를 참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불교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더 큰 성장을 이루고,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를 발원한다.

조현태 동대부고 교법사 wisdom_clou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