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2사단 운학사 주지 군승 법상 입니다.
경시대회 후에 이 경시대회의 놀라운 포교효과에 대해
은정재단에 말씀도 드리고, 감사의 인사도 드리며,
아울러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소 장황하나마, 경시대회 후기를 써 보았습니다.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또한 내년에는 더욱 많은 부대에서 참석할 수 있도록 홍보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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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성황리에 끝나고 이어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특히 이번에는 군종병들 뿐 아니라 전국의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경시대회를 치루는 첫 해가 되었다. 영광스럽게도 우리 부대의 불자 장병들이 공동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운학사 또한 많은 장병들이 참여하고 수상함으로써 단체상 우수상도 받게 되었다. 물론 주지로써 너무나도 기쁘고 우리 장병 법우들이 참으로 기특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수상의 기쁨은 이 대회 자체의 의미가 갖는 귀함과 또 이렇게 전 군장병에게까지 확대해 준 것에 대한 기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오래 전부터 군포교를 해 오며 군 장병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처님 가르침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지, 또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을지를 누구나 고민하고 있었을 터다. 본인 또한 몇 년 전부터 매년 장병들을 대상으로 매주 생활법문만을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불교입문과 신도 기본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는 중에 있다. 물론 장병들은 일반 생활 설법을 하던 때보다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나름 체계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르쳐 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보다 더 재미있게 가르쳐 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이렇다 할 뚜렷한 동기부여가 되지를 않았다. 작년에는 휴가증과 상품도 몇 장 걸고 자체적으로 퀴즈 대회도 하고, 설법 감상문이나 불서 독후감 공모전도 해 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보았다.

그렇게 몇 년에 걸쳐 자체적으로 ‘불교입문 및 신도기본교육’ 강의를 해 오던 차에, 올 해 전 장병으로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확대되었다는 말은 두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반갑던 것이었다. ‘이거다’ 싶어 경시대회 공고가 난 뒤 곧바로 꼭 2달 동안 조계종 포교원에서 만든 PPT 자료와 기존에 해 오던 자체 PPT 자료, 불교입문 책 등을 가지고 다시한번 새롭게 불교입문 강의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그야말로 깜짝 놀랄 만큼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불교교리, 부처님의 생애, 사찰문화, 사찰예절, 역사, 기도와 수행 등 어찌보면 장병들에게는 재미없게 느껴질 만한 내용들이어서 참여도가 저조했다면, 종단에서 ‘교리 경시대회’를 주관하는데다가, 상금과 포상휴가까지 준다고 하니 공부에 임하는 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말 그대로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매우 획기적인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장병들 말이,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전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데 안 볼 이유가 없다고 했다. 우선 일단 참석하기만 하면 어차피 일요법회에 와야 할 텐데, 왔다가 시험만 보면 되고, 또 시험 보는 날에는 법당의 축제일처럼 맛있는 간식도 준다고 했고, 응시만 해도 ‘불교입문’ 책을 공짜로 받게 되며, 무엇보다도 수상을 하게 된다면 포상휴가에 상금까지 푸짐하다. 그렇다고 시험 못 봤다고 뭐라고 탓할 사람도 전혀 없고, 성적 공개도 안 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 것도 없으니 참석하지 않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시험 준비 이후, 몇몇 부대에서는 대대 군종병을 중심으로 밤에 연등까지 해가며 교리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도 들려왔고, 또 몇몇 장병들은 1등을 하겠다며 2달 동안 불교입문 책을 달달 외우겠다고 하는 법우들도 있었고, 특히 단순 암기로는 안 되고 이해를 해야 한다는 말에 불교입문 뿐 아니라 다른 몇몇 교리서적까지 찾아보는 장병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그런 분위기에 우리 법당 사단 군종병은 장병들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불교입문 책의 요점을 정리하여 A4 용지 몇 장에 추려 복사한 뒤 전 장병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고, 법당에서도 지난 주 공부한 내용을 그 다음주에 다양한 퀴즈와 스피드 퀴즈 등으로 초코파이를 걸고 예비 시험을 쳐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 자체가 너무나도 흥미로웠으며 장병들 또한 매우 적극적이었고, 무언가 모르게 법당이, 법회가 살아 넘치는 생동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보통 일요법회 때에 비해서 불교교리 강좌를 한다고 하면 장병들 인원이 줄어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인원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불교입문 강좌를 실시하였는데, 이번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 일요법회 때는 120명 정도가 나오다가 경시대회 준비를 위해 ‘불교입문 특강’ 법회를 그것도 평소보다 더 긴 시간 강의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최고 180여 명이 되는 장병들로 법회 인원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수상자 결과 발표가 있고, 또 이런 법당에서의 변화를 지켜보던 타종교 장병들이 ‘불교계에서 실시되는 불교교리 경시대회’를 부러워하며 우리 종교에서도 저런 대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일선 부대 법당에서 포교를 담당하고 있는 군승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것이야말로 한국불교의 청소년 포교를 앞당기는 놀라운 기획 아이디어이고, 이러한 경시대회가 앞으로도 더욱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면 청소년 포교의 획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짧다면 짧지만 지난 13년 정도의 기간 군포교에 전념해 오면서 이번처럼 획기적으로 장병들이 불교 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처음 본다. 더욱이 대상을 수상한 장병들 뿐 아니라 상당수의 장병들과 불교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 보고, 기간 중 불교 군종병 집체교육에서 교육과 문답을 하면서 이렇게 불교에 대해 많이 공부를 했고, 정확히 알고 있으며, 수행에까지 진지한 열의를 가지게 된 것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하였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장병들 중 세 명 정도는 출가에 대해 진지하게 궁금증을 문의 해 오기도 하였으며, 또 다른 장병들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서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도 되었다. 사업가가 꿈인 한 미국 유학생은 부처님 가르침대로 친환경적이며 환경파괴를 덜 하는 녹색사업에 대해 발원을 하게 되었으며, 또 한의사인 한 법우는 불법과의 만남으로 인해 한의학에 대한 시선 자체가 무한히 넓어졌고 왜 마음공부가 몸 건강에도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를 계기로, 장병들에게 단순한 부처님 말씀을 생활설법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이렇다. 은정 재단에 첫째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으며 아울러 현장에서의 분위기를 전해야 이 사업이 중단 없이 더욱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 생각 같으면 군장병 경시대회는 내년에 더욱 더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상금도 중고등학생 못지않게 푸짐했으면 좋겠다. 또한 동국대 등 불교 종립대 입학시 반영자료 우대나, 불교 관련 대학원 진학 시 가점 부여, 템플스테이 무료 체험권 증정, 불교 관련 단체에 취직할 경우 경력으로 인정해 준다거나 하는 다양한 특전이 있었으면 더욱 장병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다. 장병들의 경우 군생활 속에서 뜻하지 않은 경력을 쌓는다거나 스펙을 쌓는다거나 하는 등의 장점이 부곽되게 되면 더욱 무료할 수 있는 군생활에 활력이 되어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은 해야 할 공부가 있어서 교리대회에만 매진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군장병들은 두세달 정도 불교교리 공부에만 매달려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공부할 여건이 마련된다고 할 수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육군에서는 병영일기를 '소나기'라는 리더십센터의 자기계발 프로그램과 연계함으로써 스스로 자기계발을 위한 목표를 짜고, 그 목표달성을 위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저녁 점오 전에 한두시간 주어짐으로써 더욱 공부여건이 보장되고 있다.

이처럼 군에 대한 편견이, 군 장병들은 불교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일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군에서만큼 20대 젊은이들을 공부하기 좋은 여건도 없다. 또한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일요법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잘 살림으로써 제대로 된 공부를 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한국 불교는 성별로는 보살님들, 나이로는 연세 드신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 그리고 거사 불교를 확산하는데 군포교 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에 또 있을까? 이런 상황에 군 장병들이 체계적으로 불교를 시키고 났더니, 그저 생활설법만 들을 때 하고는 전혀 다른 불교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뜰 수 있었다고 한다. 불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났더니, 불교가 이렇게 대단한 종교인 줄은 몰랐다고 한다.

어쩌면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불교 교리 경시대회도 중요하지만, 군장병들에 대한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효율성과 효과 면에서 더욱 놀라운 포교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초기이고, 올 해가 전 군으로 확대하는 첫 해이기 때문에 내년도 부터는 군 장병들에 대한 불교교리 경시대회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바래본다.

또한 아울러 군승법사님들과 민간 스님들 또 포교사님들 또한 이 ‘불교교리 경시대회’를 포교를 위한 효과적인 장으로 잘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타종교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 분명 머지않아 밴치마킹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확실한 포교의 기회가 되며, 획기적인 아이디어인 이 사업이 꼭 군 장병들에게 널리 퍼져 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