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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 큰스님 법문집 기사-주간불교
현희
  • 2008-12-01 16: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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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라. 깨달음은 특별하지 않다”
월암문도회, 前 조계종총무원장 정대스님 법문집 출간
신중일 (발행일: 2008/11/18)

깨달음·수행·회향 등 주제별 법문 모아
스님 진면목 알 수 있는 인연담도 수록돼
월암 정대스님〈사진〉은 1999년 조계종총무원장에 취임해 불교계의 숙원사업인 ‘총본산 성역화 사업’등 다양한 불사들을 열정적으로 진행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님은 2003년 돌연 입적했다. 종단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사판승(事判僧)이라는 고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정대스님에게는 이를 넘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이런 정대스님이 가진 사상과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법문집이 출간됐다. 조계종 월암문도회는 최근 정대스님의 법문집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 우리 모두 꿈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이하 천지는 꿈꾸는 집)를 발간했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나의 빛과도 같은 길을 안내해 준다. 책 속에 담긴 선시·선사와의 일화·정대스님의 삶을 따라가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깨달음의 총체를 만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행할 수 있는 선의 진수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책은 전달하고 있다. 스님의 법문을 깨달음·수행·회향 등 세 가지 주제로 알기 쉽게 엮어낸 부분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그래도 책 속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깨달음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수행이 깊어지고 욕심 없이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에 초연할 수 있는 안목은 자연히 트인다”고 말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산 속을 걸어 나와 세상 깊숙이 발을 들여놓고 어느 곳에도 얽매이지 않았던 대방무외(大方無外)한 스님의 삶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스님의 법문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자기를 찾겠다고 두 눈 껌벅이며 앉아 있는 것은 어쩌면 바보 같은 짓인지도 모릅니다. 자기가 자기를 찾는다는 것은 눈(眼)으로 눈을 보려는 것과 같아요. 그러면 어찌해야 합니까. 눈은 눈썹 밑에 있듯이 ‘부처’나 ‘마음’이나 ‘주인공’도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면 됩니다.”

스님은 “일상의 모든 것이 부처요, 도(道)는 특별한 무엇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깨달음, 도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이후에 마음이 ‘한가하게’ 되면 그저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잠잘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라고 스님은 말한다.

또한 정대스님을 추억하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과의 인연담도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스님과의 인연담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스님의 말을 그대로 빌자면, 정대스님은 ‘쓸개빠진 사람’이었다.

소설가 김성동씨는 스무 살을 갓 넘긴 출가 시절, 구도에 대한 열정을 삭힐 길 없어 괴로워하며 중국 집 뒷방에서 돈도 없이 마시던 술값을 마치 관세음보살처럼 나타나 해결해 준 스님을 기억한다. 게다가 비싼 안주까지 시켜주시며, 경허스님의 참선곡을 멋들어지게 부르고 사라진 스님을 잊을 수가 없다고 술회한다.

월암문도회 엮음 초담 펴냄/1만5천원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은 “스님은 최고의 지혜와 복덕을 겸한 분이었다. 종단사에서 누구도 따르지 못할 순간적 지혜를 가지신 분이자 반대파도 넉넉히 안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생전 “법당에 꽃이며, 온갖 좋은 것을 서로 같다 놓으려고 애쓰지 말고, 지나가는 어려운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단돈 1백원이라도 건네주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모습”이라고 강조한 정대스님. 스님의 남긴 법문을 통해 우리는 각박한 현대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청량한 반야의 지혜를 얻는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