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 스님 禪 법문 엮어 펴내
월암문도회/초담/388면/15,000원
“필요하다면 총무원의 수위를 맡아서라도 종무행정의 쇄신을 통해 불교중흥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이었지. 지금 돌이키면 출가자로서 수행의 길을 뒤로하고 종무행정에 투신한 것에 전혀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후회하지도 않아.”
故 월암당 정대 스님〈사진〉이 1998년 조계종 총무원장에 취임하기 전, 종단발전을 위해 누군가 투신해야 한다면 자신이 온 몸을 내던지겠다는 평소 소신을 밝힌 말이다.
종단행정의 쇄신을 위해 선승의 길을 뒤로 하고 사판승의 길을 걸은 정대 스님은 조계종단 역사상 최고의 사판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대 스님이 2003년 11월 18일 삼막사 월암당에서 세수 67세, 법랍 42세로 입적한지 5년이 흐른 2008년 11월, 제자들이 스님의 생전 법문집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를 펴냈다. 책 제목은 정대 스님의 임종게(臨終偈)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 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 우리 모두 꿈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에서 발췌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행할 수 있는 선(禪)의 진수를 단순ㆍ명쾌하게 담아낸 이 책에는 법문, 생전에 인연이 깊었던 이들의 회고담, 행장, 생전의 모습이 담긴 화보, 월간 중앙과의 인터뷰와 함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서문, 설악산 신흥사 주지 오현 스님의 추천의 글이 실려 있다.
법문은 △깨달음 △수행 △회향 등 세 가지 주제에 총 44편으로 엮어져 있다. 선시와 선사들의 일화를 예로 들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거침없이 토해낸 법문에서 사판승의 이미지를 벗어난 선승으로서의 면모와 자유자재한 삶을 살았던 스님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또 정대 스님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명진ㆍ원택 스님, 백도웅 목사, 정치인 박지원 씨, 소설가 김성동 씨 등 10인의 회고담이 실려 있다. 이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정대 스님은 종단 발전의 기틀을 잡은 최고의 지혜와 복덕을 겸비한 사판승으로, 호탕한 멋을 풍기던 진한 인간미를 가진 스님으로, 늘 웃음짓던 천진보살로 비춰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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