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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 큰스님 법문집 기사-불교플러스
현희
  • 2008-12-02 14:56:24
  • 조회 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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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

 

월암당 정대 대종사 법문집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정대스님<사진>이 5년이 지난 지금 스님의 주옥같은 법문을 담은 한 권의 책으로 돌아왔다. 조계종 월암문도회가 월암당 정대 대종사 열반 5주기를 맞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법문집을 펴냈다. 이 법문집은 오는 22일 용주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한 정대스님이 살아있을 때 가까이 했던 몇 분의 어른스님들을 모시고‘월암담 정대 대종사 열반 5주기 추모법회’에 봉정된다.

“여러분들은, 화두라고 해서 없을 ‘무(無)’자나 ‘시심마(是甚匿)’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끌어안고 수행을 한다고 마음 끓이지 말고, 현실에서 가족들 보살피고 동료들과 웃고, 울고 가끔은 다투기도 하면서 마음속에 화두, 즉 ‘늘 잊지 않고 지내는 어떤 생각’을 갖고 생활하면 그것이 곧 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 생활에 필요한 선입니다.”

정대스님의 설법에는 어려움이 없다. 법당에 꽃이며, 온갖 좋은 것을 서로 같다 놓으려고 애쓰지 말고, 지나가는 어려운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단돈 100원이라도 건네주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모습이라 한다. 정대스님의 쉬운 설법은 불교의 핵심을 파악해 불자들이 쉽게 불교의 정수로 들게 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부처님 법을 스님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핵심을 찌른다. 하지만 그 표현은 너무도 단순하고 명쾌해, 그저 쉽고 가볍게 따라가다 보면 순간 아! 하며 가슴 깊은 서늘함으로 다가오는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대스님은 유달리 시를 좋아했다. 특히 법문 중에 선시를 즐겨 읊었는데, ‘천 마디의 말이 한마디로 함축되어 있어 옛 사람의 경지를 짐작케 해주는 선시’야 말로 스님 법문의 진수를 보여준다. 정대스님의 유려한 선시를 타고 흐르는 선가의 깊이와 풍요로움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새 깨달음에 대한 완벽하고 단순한 이치에 다다르게 된다. 스님은 말한다.

“선시를 많이 알고 있으면 말이 난초 향기와 같이 기품이 있게 됩니다. 제방에서 한 산중을 다스리는 노화상치고 시서(詩書)에 능하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왜 모르는가요.”

주옥같은 법문 사이사이 적절하게 드러나는 선사들의 일화 그리고 선시의 여백과 감동은 이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를 부여한다.

노파의 적삼 빌려 입고 노파의 문 앞에서 절을 하니/수많은 예의를 차림이 이미 법도에 충분하게 맞다./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어나지 않고/달빛이 물밑을 뚫어도 수면은 흔적 하나 보이지 않는다.

借婆衫子拜婆門/禮數周旋已十分/竹影掃階塵不動/月穿潭底水無痕

특히 이 게송은 선시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으로, 정대스님은 “도의 경계란 여기쯤 이르러서야 비로소 우아한 멋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도인행세를 해온 시정(市井)의 가짜 도인들은 바람도 없는데 파도를 일으키지 말고 대나무 그림자로 만든 빗자루로 먼지 하나 일어나지 않게 자기 앞의 뜨락을 쓸어볼 일입니다. 참으로 도인이라면 달빛 머금은 수면에 돌을 던지는 짓 따위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한다.

정대스님이 열반하신지 5년의 시간이 흘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그리워한다. 살아생전에 종단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불교계의 숙원사업을 누구보다도 해결했다. 스스로 모자란 사람이라면서 사판승(事判僧)이라는 고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행적은 뭔가 범상치 않다. 그래서 불자들은 5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정대스님을 생각한다.

스님의 법문집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나의 빛과도 같은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선시, 선사들의 일화, 그리고 정대 스님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옛것과 현대를 어우르는 깨달음의 총체적 완결체를 대면하게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행할 수 있는 선(禪)의 진수를 단순, 명쾌하면서도 깊이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책은 정대 스님의 법문을 깨달음, 수행, 회향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엮었다. 그리고 스님을 기억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스님과의 인연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서술해 놓아, 살아생전 스님의 생생한 행장과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부록형식으로 실은 2002년 월간 중앙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님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말과 대법한 품성 속에 깃든 최상의 지혜를 만날 수 있다.

    글쓴날 : [08-11-19 08:55] 김종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