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대스님, 얽매임 없는 大方無外의 삶 그립네 |
| 입력: 2008년 11월 19일 17:36:22(경향신문 11월 20일자 신문 20면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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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5주기 제자들 책 펴내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우리 모두 꿈 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來不入死關 去不出死關 天地是夢國 但惺夢中人)’
2003년 11월18일 임종게 한 수를 남기고 홀연히 입적한 월암당(月庵堂) 정대 스님. 그의 5주기를 맞아 제자들이 스님의 법어와 행장, 관련 인사들의 회고담 등을 모아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초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1937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스물 다섯살 때 전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정대 스님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총무원장, 동국대 이사장 등 종단 핵심 요직을 거치며 조계종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사판승’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1999년부터 3년 동안 총무원장을 맡아 남다른 정치력과 포용력으로 혼란을 거듭하던 종단을 안정시켰다.
책은 부처와 조사(祖師)에 얽매이지 않고 대방무외(大方無外)의 삶을 살았던 스님의 법문을 기둥으로 삼고 있다. 풍부한 선사들의 일화와 깊이 있는 선시를 인용하는 법문들은 정대 스님이 사판승을 뛰어넘는 선승이라는 점을 드러내준다.
정대 스님은 불교계뿐 아니라 정·재·관계를 넘나드는 ‘마당발’로 통했다. 스님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두 스님을 좋아했다. 책에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소설가 김성동씨, 박지원 의원, 백도웅 목사 등 그와 인연을 맺었던 각계 명사들의 회고담이 실려 있다.
정대 스님은 2002년 속가의 어머니 최은수 여사로부터 상속받은 유산 40억원으로 서울 잠원동에 건물을 매입해 은정장학재단을 운영하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을 설립했다. 은정장학재단은 해매다 1억7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은정불교문화진흥원과 제자들의 모임인 ‘월암문도회’는 22일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서 정대 스님 5주기 추모법회를 연다. 정대 스님의 상좌인 자승 스님은 “대범한 품성과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일과 사람을 대하던 스승의 모습이 새삼 그립다”면서 “사판의 선지식으로 불렸던 스님의 자유자재한 삶을 돌이켜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종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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